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마저 경건하게 들리는 곳, 충북 제천의 깊은 골짜기에는 한국 천주교회의 아픈 역사와 깊은 신앙이 숨 쉬는 배론성지가 있습니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곳을 찾은 이들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특유의 평온함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곤 하죠.
오늘은 한국 천주교 전파의 중심지이자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천주교 원주교구 배론성지(baeron.or.kr)를 제대로 여행하기 위한 필수 정보들을 담아보았습니다.

1. “배론”이라는 이름에 담긴 특별한 지형의 신비
지도상에서 이곳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형이 마치 배 밑바닥(舟論)처럼 생겼다고 해서 ‘배론’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험준한 산세 덕분에 조선 시대 박해를 피해 온 신자들이 숨어 살기에 최적의 장소였죠.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이곳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성 요셉 신학교가 세워진 곳이며,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묘소가 모셔진 거룩한 땅입니다. 역사학적으로도 19세기 중반 한국 천주교사의 흐름을 간직한 핵심 유적지로 평가받습니다.
2. 황사영 백서와 토굴, 그 처절했던 신앙의 기록
성지 안쪽으로 걷다 보면 작은 토굴 하나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황사영 알렉시오가 신유박해의 참상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백서’를 작성했던 장소입니다.
길이 62cm, 폭 38cm의 좁은 비단에 13,311자를 깨알같이 적어 내려갔던 그 절박한 마음을 상상해 보세요. 과학적으로 인간이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좁고 어두운 토굴 속에서 탄생한 백서는 단순한 문서를 넘어선 경이로운 신념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사진 작가들이 사랑하는 단풍 명소, ‘마음의 정원’
배론성지는 종교적 의미 외에도 제천 10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경치가 뛰어납니다. 특히 가을이면 성지 내 연못과 어우러지는 붉은 단풍이 절경을 이루어 ‘인생샷’을 남기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죠.
- 관람 팁: 성지 중앙에 위치한 ‘미로의 기도’ 산책로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묵상하기에 좋습니다.
- 에티켓: 엄연한 신앙의 장소인 만큼, 노출이 심한 옷이나 큰 소리로 떠드는 행위는 삼가야 하며, 드론 촬영은 반드시 사전에 성지 측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4. 미사 시간 및 방문 전 체크리스트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당일 미사 시간과 성지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미사 시간: 평일과 주일(일요일) 미사 시간이 다르니 출발 전 확인은 필수입니다. 보통 대성당과 소성당에서 나누어 진행됩니다.
- 배론성지 성물센터: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특별한 묵주나 성물들을 만나볼 수 있어 방문 기념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 주변 볼거리: 제천의 의림지나 탁사정과 묶어서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 짜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결론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뿌리 깊은 역사와 제천의 수려한 자연이 만나 지친 현대인에게 치유의 에너지를 선사하는 곳입니다.
종교가 있든 없든, 가끔은 복잡한 세상 소음을 뒤로하고 배론의 고요한 품에 안겨보는 건 어떨까요? 붉은 단풍이 지고 하얀 눈이 내려앉은 겨울 배론의 모습도 그 나름의 묵직한 감동을 준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배론성지는 왜 배론이라고 불리게 된 건가요?
주변 산세가 배 밑바닥처럼 생겼기 때문입니다.
한국 최초의 서양식 신학교는 어디에 있었나요?
1855년 배론성지에 설립되었습니다.
배론성지에서 신앙인들은 어떻게 생활을 유지했나요?
주로 옹기를 구워서 생계를 이어나갔습니다.